님의 침묵 — 한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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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06-15 23:04 조회12회 댓글0건본문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았습니다.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가 귀에 들리면
꽃잎같이 엷은 미소가 나의 정신을 흔들어 놓습니다.
그러나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 한용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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