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시 모음> 이해인의 '봄의 연가'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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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16-04-19 11:50 조회25,2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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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시 모음> 이해인의 '봄의 연가' 외 

+ 봄의 연가  

겨울에도 봄
여름에도 봄
가을에도 봄

어디에나 봄이 있네

몸과 마음이 많이 아플수록
봄이 그리워서 봄이 좋아서

나는 너를 봄이라고 불렀고
너는 내게 와서 봄이 되었다

우리 서로 사랑하면
살아서도
죽어서도

언제라도 봄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나른한 봄날

봄 햇살에 나무들이
기지개를 켠다

전봇대에 참새들도
하품을 하는지
짹짹거린다

바람은
동네 한 바퀴를 돌며
신이 났는지
새싹 하나를 잡고
춤을 춘다
(남혜란·아동문학가)


+ 봄이 온다네 

어둠이 주눅들고 
굳은 마음이 녹고 
세상이 따뜻해지는 
봄이 온다네 

땅엔 희망이 일고 
나무엔 소망이 돋고 
구름엔 사랑이 실려있는 
봄이 온다네 

산골의 처마야 
제비 맞을 준비하여라 

희망의 들판아 
봄의 아름다움을 펼쳐라 

새싹에서 삶을 찾고 
햇살에서 힘을 찾아 
기쁨의 봄노래 부르세 

랄라라 랄라라 
희망의 봄노래 

랄라라 랄라라 
봄이 온다네 
(김태현·태안중 1)


+ 봄 

봄이 온다고 별일 있겠습니까
밥 그런대로 먹으면 되고
빚도 늘면 늘지 줄지 않겠고
꽃 피기 시작한다고 소문 돌면
저승꽃 화창하게 만발할 테고
진작 귀먹고 그리운 사람은 불러도
딴전 부릴 테고
다아 지금처럼도 괜찮습니다
다만, 길거리에서 오줌 마려울 때
항상 굳게 잠긴
정류장 앞 건물 화장실만이라도 열려
시원하게 일 볼 수 있는
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한춘화·시인)


+ 봄날은 간다

꽃이 지고 있습니다
한 스무 해쯤 꽃 진 자리에
그냥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일 마음 같진 않지만
깨달음 없이 산다는 게
얼마나 축복 받은 일인가 알게 되었습니다
한 순간 깨침에 꽃 피었다
가진 것 다 잃어버린
저기 저, 발가숭이 봄!
쯧쯧
혀끝에서 먼저
낙화합니다
(김종철·시인, 1947-)


+ 봄의 소식

마을 사람들은 되나 안되나 쑥덕거렸다.
봄은 발병 났다커니
봄은 위독하다커니

눈이 휘둥그래진 수소문에 의하면
봄이 머언 바닷가에 갓 상륙해서
동백꽃 산모퉁이에 잠시 쉬고 있는 중이라는 말도 있었다.

그렇지만 봄은 맞아 죽었다는 말도 있었다.
광증(狂症)이 난 악한한테 몽둥이 맞고
선지피 흘리며 거꾸러지더라는.....

마을 사람들은 되나 안되나 쑥덕거렸다.
봄은 자살했다커니
봄은 장사지내 버렸다커니

그렇지만 눈이 휘둥그래진 새 수소문에 의하면
봄은 뒷동산 바위 밑에, 마을 앞 개울
근처에, 그리고 누구네 집 울타리 밑에도,
몇 날 밤 우리들 모르는 새에 이미 숨어와서
몸단장들을 하고 있는 중이라는
말도 있었다.
(신동엽·시인, 1930-1969)


+ 아내의 봄

아내의 이름 끝 자는
맑을 숙(淑)

한자 모양이 예쁘고
어감도 참 좋다

그래서일까
나이 쉰을 훌쩍 넘고서도

여전히 영혼이 맑고
소녀같이 꽃을 사랑한다

같이 길을 걷다 꽃을 만나면
반갑다며 한참 들여다본다.

평소 화장을 하지 않는 아내가
봄이면 달라진다 

열 개의 손톱
열 개의 발톱마다

연분홍 매니큐어 
곱게 칠한다 

너무 예쁘다
꼭 진달래꽃 같다

아내는 꽃의 영혼을
제 몸에 새기고 싶은가 보다.
(정연복·시인,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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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사 — 서정주  
  • 최고관리자   2026-06-15 23:50:52   296회     추천    비추천
  • 내가 이 땅에 태어나가장 아름다운 순간은네가 나를 처음 보던 그 순간.너의 눈동자 속에내가 비치던 그 순간세상의 모든 꽃이 피어났다.그 후로 나는네 눈동자 속에 살고네 숨결 속에 숨 쉰다.사랑이란그런 것 아니겠는가.서로의 눈동자 속에영원히 사는 것.- 서정주 -
  • 청노루 — 박목월  
  • 최고관리자   2026-06-15 23:50:52   291회     추천    비추천
  • 머언 산 청운사낡은 기와집.산은 날이 저물어가는 곳마다어둠이 내리는데푸른 안개 속에노루 한 마리외로이 서 있네.그 노루의 눈빛이내 마음을 울린다.청노루야,너도 외롭구나.- 박목월 -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  
  • 최고관리자   2026-06-15 23:50:52   275회     추천    비추천
  • 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봄은 오는가?나는 내 손에 피 흐르는 한이 땅을 잊지 않으리.이 땅의 봄을다시 찾으리.아, 빼앗긴 들에도봄은 오고들에는 푸른 물결이 일어난다.그 물결 따라내 마음도 설렌다.- 이상화 -
  •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 최고관리자   2026-06-15 23:50:52   274회     추천    비추천
  • 껍데기는 가라.봄날의 껍데기는 가라.가을에도 푸른그 소나무와 같은우리의 정신을 위하여껍데기는 가라.하늘과 땅 사이에참된 생명이 살아 있는 한껍데기는 가라.오직 하나뿐인진실한 마음으로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
  • 저녁에 — 김광섭  
  • 최고관리자   2026-06-15 23:50:51   268회     추천    비추천
  • 저녁이면나는 언제나 깊은 생각에 잠긴다.하루가 저물고별이 하나씩 뜨기 시작하면내 마음도 별처럼하나씩 켜진다.어둠이 내리면나는 조용히 말한다.고마웠다고오늘 하루도고마웠다고.- 김광섭 -
  • 자화상 — 서정주  
  • 최고관리자   2026-06-15 23:50:51   266회     추천    비추천
  • 나는 이 땅에 태어나이 땅의 바람과 햇살을 먹고 자랐다.내 얼굴에는 이 땅의 흙이 묻어 있고내 눈동자에는 이 땅의 하늘이 담겨 있다.비바람에 시달린 나무처럼내 몸에는 상처가 많지만그 상처마다 새싹이 돋아나고꽃이 피어난다.나는 이 땅의 아들이다.이 땅을 사랑하는 마음으…
  • 행복 — 나태주  
  • 최고관리자   2026-06-15 23:50:51   287회     추천    비추천
  • 행복은늘 그런 법이다.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가까이 있는 것.눈을 감으면더 잘 보이는 것.귀를 막으면더 잘 들리는 것.그래서 나는오늘도 행복하다.네가 있어행복하다.- 나태주 -
  • 빈 집 — 정호승  
  • 최고관리자   2026-06-15 23:50:51   284회     추천    비추천
  • 누군가 떠난 빈 집에는바람이 산다.부엌에는 빈 항아리마당에는 빈 그네.문풍지가 울어 대는 밤빈 집을 찾아온가을비 한 줄기.그리고 또 한 줄기.빈 집은 가을비를 품고서럽게 잠든다.- 정호승 -
  • 새 — 천상병  
  • 최고관리자   2026-06-15 23:50:51   296회     추천    비추천
  • 새는나뭇가지에 앉아노래한다.새는무심한 듯날개를 접는다.새는내 마음 속에살고 있다.나는새가 되어날고 싶다.- 천상병 -
  • 백자 — 백석  
  • 최고관리자   2026-06-15 23:50:51   272회     추천    비추천
  • 백자는 아직도 조선의 얼굴이다.오랜 세월을 견디어 온그 순백의 빛깔은민족의 혼을 닮았다.푸른 용이 구름을 헤치는그 모습 속에우리의 꿈이 숨 쉬고우리의 슬픔이 녹아 있다.백자는 아직도조선의 얼굴이다.- 백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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