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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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16-04-19 11:43 조회6,341회 댓글0건본문
◎ 나비 시인
도산공원 앞에 차를 세워놓고
당신을 기다리는 사이
불현듯 흰나비 한 마리 차 안으로 들어왔다
스스로 신화를 쓰는 존재?
허공에다 알을 낳으려는 시인처럼
그는 여린 날개로 허공을 밀며
혼신을 다해 무언가를 표현하려 했다
언어의 탑을 쌓았다가
가벼이 무너뜨릴 줄도 알았다
신이 보낸 우표?
멀고 신비한 주소로부터
떠나간 이들의 소식을 전해주는 그는
가만히 보니
자승의 언어를 알아듣는 슬프고 긴 수염도 가졌다
당신을 기다리는 사이
나비를 따라 두 번 쯤
천년을 다녀왔다
- 문정희 시집 『 2008 좋은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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