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들

페이지 정보

관리자 작성일07-04-16 09:06 조회5,356회 댓글0건

본문


내가 언제부터 일상과 멀어졌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대체 뭔가를 먹은 게 언제였는지조차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

배가 고픈 건지도 모른다.

한데 전혀 아무렇지도 않았다.

나는 어딘가 비쭐어진 세계를 헤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녀를 만나기 전의 생활이 너무나도 먼 기억으로 느껴졌다.

지루하고 고독하고 평온한 일상,

그곳으로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

나는 나지막하게 혼잣말을 했다.

농담삼아 한 말인데, 입 밖으로 꺼내어 말하고 나니

놀라울 정도로 고통스러운 후회가 되어 나를 덮쳤다.

그 자리에서 와락 울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나는 몇 번이나 꿈 참았다.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고,

마음의 폭풍이 사라지기를 기다렸다.


블루 혹은 블루 / 야마모토 후미오




언뜻 보기에 어리석고 황당하기 짝이 없는 생각이라도

그것이 마음속에 너무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면,

마침내 그것을 현실적인 일로 믿어버리는 경우가 가끔 있다.

더욱이 그런 생각이 강렬한 욕망과 결부되어 있을 때는,

그것을 결국 숙명적이고 불가피하고 미리 정해진것,

존재하지 않을 수 없고

일어나지 않을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아마도 욕망 이상의 어떤 것,

즉 몇몇 예감의 결합, 비상한 의지력, 상상 때문에 생긴

자기 도취 따위도 한몫을 할 것이다.


밑줄 긋는 남자 / 카롤린 봉그랑




우리는 어떤 문제가 생기면

반사적으로 그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습관이 있습니다.

저 사람이 내게 상처를 주었다,

저 사람이 나를 미워한다,

저 사람이 나를 속였다 등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관계의 주도권을 상대에게 넘겨주는 행위입니다.

문제의 원인뿐 아니라 해결책 역시 상대의 손아귀에 있다고 믿으면서,

자신은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무력한 사람의 자리로 물러나게 됩니다.

끊임없이 타인에게 휘둘리면서 남의 탓만 하게 됩니다.

그런 태도 역시 철저하게 무력한 상태에서

생존의 전부를 외부에 의존해서 했던

유년기의 인식 패턴입니다.


천개의 공감 / 김형경



우리는 왜 타인의 문제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판단하고 냉정하게 충고하면서,

자기 인생의 문제 앞에서는 갈피를 못잡고 헤매기만 하는 걸까.

객관적 거리 조정이 불가능한 건

스스로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차마 두렵기 때문인가.


정이현 / 달콤한 나의 도시 中



자기한테 불리한 일들은 잊어버린 척하게 된다.

누구나 그 정도의 재주는 부릴 줄 알게 된다.


일요일의 석간 / 시게마츠 키요시



자기애는 효과 빠른 마약이다.

자기애에 빠진 상태에서는

내 모습 중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모두 감출 수 있기 때문이다.


네빌 사이밍턴


























song.gif ♬ RadioHead - A Wolf at the Door.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좋은글 목록

Total 148건 14 페이지
좋은글 목록
  • 익명이라는 악마  
  • 관리자   2008-10-13 10:02:08   4923회     추천    비추천
  • 익명이라는 악마…. 세상 사람들은 대체로 익명을 부여 받음으로써 인간의 본성을 드러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만약 내가 익명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면 나는 절대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과장에…
  • Keep your distance  
  • 관리자   2008-10-13 10:00:37   4900회     추천    비추천
  • 적당히 친하고 적당히 좋고, 그러면서도 들러붙지 않는 친구. 난 이런 친구가 딱 좋다. Keep your distance_[출처] Keep your distance|작성자 파란하늘
  • 누군가를 미워한다면 / 김형경 <천개의 공감>  
  • 관리자   2008-10-13 09:58:58   5200회     추천    비추천
  • 만일 당신이 누군가를 미워한다면, 당신은 그 사람 안에서 당신의 일부인 그 어떤 점을 발견하고 미워하는 것이다. 우리 자신의 일부가 아닌 것은 아무것도 우리를 괴롭힐 수 없다. ― 헤르만 헤세 타인의 싫은 점은 자신의 내면입니다.   ―…
  • 진정한 자기 자신 / 김형경 <천개의 공감>  
  • 관리자   2008-10-13 09:54:41   5083회     추천    비추천
  • "애지중지 키운 아들은 불효자 되고, 천덕꾸러기로 키운 아들은 효자 된다"는 세간의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의 심리적 진실은, 충분히 사랑받은 자식들은 부모에게서 완전하게 독립된 인격체로서 주도적 삶을 살아가지만, 사랑을 덜 받은 자식…
  • 결혼의 가장 좋은 조건 / 김형경 <천개의 공감>  
  • 관리자   2008-10-13 09:46:18   4999회     추천    비추천
  • 인간은 심리적, 생물학적, 사회적으로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누군가 의존할 대상을 필요로 합니다. 연인이나 부부는 가장 긴밀하게 서로 의존하는 대상이며, 결혼 제도는 인간의 의존성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생존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모든 …
  • 좋은글들  
  • 관리자   2007-04-16 09:06:00   5357회     추천    비추천
  • 내가 언제부터 일상과 멀어졌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대체 뭔가를 먹은 게 언제였는지조차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배가 고픈 건지도 모른다. 한데 전혀 아무렇지도 않았다.나는 어딘가 비쭐어진 세계를 헤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그녀를 만나기 전…
  • 그것을 안 뒤에 실현해가는 것이 바로 인생이다.  
  • 관리자   2007-04-16 09:03:55   5117회     추천    비추천
  • 지금 네 눈빛이 닿으면 유리창은 숨을 쉰다. 지금 네가 그린 파란 물고기는 하늘 물 속에서 뛰놀고 풀밭에선 네 작은 종아리가 바람에 날아다니고, 이상하지, 살아있다는 건, 참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이란다. 빈 벌판에서 차갑고도 따스한 비를 맞…
  • 봄비가 부슬 부슬 내리는날이면  
  • 관리자   2007-04-16 09:00:45   5964회     추천    비추천
  • 누군가가 나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일 같은 건,얼마든지 일어나지.그리고 나는 생각해.언젠가는 끝이 날거야.황경신 인생은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과 사건들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생각들로 이루어진다마크…
  • 아랫목  
  • 관리자   2007-04-16 09:00:03   4780회     추천    비추천
  • 사랑이란 오래 갈수록 처음처럼 그렇게 짜릿짜릿한 게 아니야그냥 무덤덤해지면서 그윽해지는 거야아무리 좋은 향기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나면 그건 지독한 냄새야살짝 사라져야만 진정한 향기야사랑도 그와 같은 거야사랑도 오래되면 평생을 같이하는 친구처럼…
게시물 검색
2025년 08월 우수회원 순위 (1위~10위)
순위 닉네임 08월 적립
포인트
총 적립
포인트
korea999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0 75,500
글쓰기, 댓글달기, 코멘트,
로그인만 하셔도 포인트가 올라갑니다.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지금 투자하세요!
광고를 이용해 주시면 싸이트 운영에 도움이 됩니다.


Poll
결과

New Server